결혼 날짜를 정하고 나면 다음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이 신혼집입니다.
그런데 웨딩홀처럼 “이날 계약하면 된다”는 정해진 시기가 없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결혼식 6개월 전부터 알아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전세나 월세는 너무 일찍 알아봐도 실제로 입주할 집이 없으니 2~3개월 전이면 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매매를 준비하는 사람은 1년 전부터 알아봤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급하게 집을 계약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신혼집은 언제부터 알아보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결혼식 날짜가 아니라 입주하고 싶은 날짜부터 정해야 합니다.
결혼식 날짜보다 입주 날짜가 먼저다
신혼집을 알아볼 때 흔히 하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결혼식 몇 달 전에 집을 구해야 하나요?”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 집에서 함께 살고 싶은가?”
결혼식 전에 미리 입주할 것인지, 결혼식과 신혼여행이 끝난 뒤 입주할 것인지에 따라 집을 구하는 시기가 달라집니다.
신혼집에 가전과 가구를 설치하고 짐을 정리한 뒤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결혼식보다 최소 한두 달 먼저 입주하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반대로 결혼식 전까지 각자 살던 집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입주 시기를 조금 늦출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혼식 날짜에 맞춰 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입주 날짜에서 거꾸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월세·전세·매매에 따라 시작 시기가 다르다
신혼집을 알아보는 시기에 하나의 정답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선택하는 주거 형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월세를 구한다면
월세는 비교적 입주 가능한 날짜가 가까운 매물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너무 일찍 집을 보러 가면 현재 세입자의 퇴거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거나, 원하는 입주 시기까지 집주인이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시작하면 가격과 상태를 충분히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월세를 생각한다면 약 3~4개월 전부터 지역과 가격을 조사하고, 입주 두 달 전부터 실제 매물을 집중적으로 보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전세를 구한다면
전세는 월세보다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전세대출 가능 금액, 보증 가입 가능 여부, 집의 시세와 등기부등본, 집주인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입주 4~6개월 전부터 예산과 대출 조건을 알아보고, 약 2~3개월 전부터 실제 계약할 집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지역과 계절에 따라 전세 매물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원하는 아파트나 지역이 정해져 있다면 더 일찍 시세를 관찰해야 합니다.
매매를 생각한다면
매매는 집을 구하는 문제와 대출, 세금, 향후 자산계획이 함께 연결됩니다.
집을 한두 번 보고 결정하기보다 여러 매물의 가격과 관리 상태, 교통, 생활환경을 비교해야 합니다.
매매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입주 6개월 전부터 알아보고, 대출이나 지역 선택에 고민이 많다면 1년 정도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매매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에 급하게 계약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가격이 오를지 내려갈지는 누구도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공임대나 신혼부부 지원주택을 생각한다면
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 같은 공공지원 주택은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 계약할 수 있는 일반 매물과 다릅니다.
모집공고, 신청, 서류심사, 당첨 발표와 입주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고가 나오는 시기도 상품과 지역마다 다릅니다.
공공주택을 생각한다면 결혼식 1년 전부터 국토교통부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정보와 LH 등의 모집공고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당첨을 확신하고 일반 전세나 월세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위험합니다. 당첨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두 번째 계획도 필요합니다.
현실적인 신혼집 준비 일정
다른 신혼부부들의 경험과 주택 계약 절차를 참고해 현실적인 일정을 만들어봤습니다.
이 일정은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아니라, 너무 늦게 시작해 급하게 계약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권장 일정입니다.
입주 6개월 전
- 월세·전세·매매 중 어떤 방법으로 시작할지 결정합니다.
- 두 사람의 현금과 대출 가능 금액을 확인합니다.
- 원하는 지역 두세 곳을 정합니다.
- 출퇴근 시간과 교통비를 계산합니다.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실제 거래가격을 확인합니다.
- 은행에서 대출 가능 여부를 미리 상담합니다.
입주 4개월 전
-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으로 매물을 확인합니다.
- 지역별 가격과 관리비를 비교합니다.
- 주말에 원하는 동네를 직접 방문합니다.
- 주차·소음·마트·병원·교통을 확인합니다.
- 부동산 중개업소 두세 곳에 원하는 조건을 알려둡니다.
입주 2~3개월 전
- 실제 계약할 매물을 집중적으로 봅니다.
- 등기부등본과 집주인 정보를 확인합니다.
- 전세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 대출을 이용한다면 해당 집으로 대출이 가능한지 은행에 다시 확인합니다.
- 계약 조건과 잔금 날짜를 조정합니다.
- 대출이 거절될 경우를 대비한 계약 특약을 집주인과 협의합니다.
입주 1개월 전
- 대출과 잔금 일정을 최종 확인합니다.
- 이사업체의 견적을 비교하고 예약합니다.
- 가전과 가구 배송 날짜를 정합니다.
- 인터넷과 도시가스 설치를 신청합니다.
- 입주청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 기존 집의 짐을 정리합니다.
입주 당일
- 잔금을 보내기 전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합니다.
- 집 상태와 시설물을 확인하고 사진을 남깁니다.
- 열쇠와 비밀번호를 인계받습니다.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챙깁니다.
- 관리비와 공과금 정산 내용을 확인합니다.
집부터 보지 말고 예산부터 확인해야 한다
신혼집을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을 켜기 쉽습니다.
예쁜 집과 넓은 아파트를 보다 보면 처음 생각한 예산보다 조금씩 높은 집을 보게 됩니다.
“조금만 더 대출받으면 되지 않을까?”
“신혼집인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집의 기준이 두 사람의 소득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신혼집이 될 수 있습니다.
집을 보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두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
- 결혼식과 가전에 쓸 돈
- 비상금으로 남겨둘 돈
- 매달 안정적으로 갚을 수 있는 대출금
- 관리비와 주차비
- 출퇴근 교통비
- 입주 후 필요한 수리비
은행에서 빌려준다는 금액과 우리가 부담 없이 갚을 수 있는 금액은 다릅니다.
대출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한도까지 모두 빌리면 결혼 후 생활비와 저축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대출 상담은 계약 전에 받아야 한다
다른 신혼부부의 후기를 보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한 뒤 계약금부터 보내고 대출을 알아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과 기존 부채, 주택가격, 집의 종류에 따라 예상보다 대출이 적게 나오거나 해당 주택으로 대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출상담 결과도 최종 승인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고 계약하는 것보다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은행에 상담할 때는 다음 내용을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 현재 소득과 부채로 가능한 예상 대출액
-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우대상품 이용 가능 여부
- 해당 주택이 대출 가능한 유형인지
- 필요한 계약금 비율
- 심사에 필요한 서류와 기간
- 대출 실행이 불가능할 때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특약을 넣고 싶다면, 단순히 “대출 불가 시 계약 취소”라고 적기보다 어떤 금융상품과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지 집주인과 구체적으로 합의해 계약서에 적어야 합니다.
특약이 있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자동으로 계약금을 돌려받는 것은 아니므로 계약 전 중개사와 금융기관에 확인해야 합니다.
전세는 가격보다 안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세는 보증금이 크기 때문에 집이 깨끗하고 위치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계약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 전에 다음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 계약 상대방이 등기부등본의 소유자와 같은지
- 근저당·압류·가압류 등 권리관계가 있는지
- 주변의 실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얼마인지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집인지
-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
- 건축물대장과 실제 집의 용도가 같은지
HF의 전세보증 안내에서도 주택 인도, 전입신고, 확정일자와 주택의 권리관계 등을 중요한 요건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조건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전세보증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증기관과 상품에 따라 신청 조건과 시기가 다르므로 계약 전에 은행과 보증기관에 해당 주택의 가입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너무 일찍 구해도, 너무 늦게 구해도 문제가 된다
신혼부부의 후기를 찾아보면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너무 일찍 집을 구한 부부는 실제 입주하기 전까지 월세나 대출이자를 먼저 부담하기도 합니다. 가구와 가전을 넣지 않은 집을 몇 달 동안 비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시작한 부부는 선택할 시간이 부족해 마음에 들지 않는 집을 계약하거나, 대출과 이사 준비를 결혼식 준비와 동시에 처리해야 했습니다.
결혼식 직전에는 청첩장 전달, 하객 확인, 예식 최종 점검으로 이미 바쁩니다.
가능하다면 집 계약과 이사를 결혼식 직전까지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원하는 신혼집이 다를 수 있다
한 사람은 신축 아파트를 원하고, 다른 사람은 오래된 집이어도 대출이 적은 곳을 원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직장과 가까운 곳을 원하고, 다른 사람은 부모님과 가까운 곳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각자 중요한 조건 세 가지를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편의 조건
- 주차가 편할 것
- 대출 상환액이 정해둔 금액을 넘지 않을 것
- 직장까지 자동차로 30분 이내일 것
아내의 조건
- 주변이 안전할 것
- 햇빛이 잘 들고 집이 깨끗할 것
- 마트와 병원이 가까울 것
두 사람의 조건을 모두 완벽하게 만족하는 집은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조건과 포기할 수 있는 조건을 구분하면 결정하기 쉬워집니다.
남편의 생활설명서 ⑥ 신혼집 준비 시기 편
신혼집을 구하기 전 확인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 결혼식 날짜보다 원하는 입주 날짜를 먼저 정합니다.
- 월세·전세·매매 중 어떤 방법으로 시작할지 결정합니다.
- 공공주택을 원하면 1년 전부터 공고를 확인합니다.
- 매매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여유를 두고 알아봅니다.
- 전세와 월세는 미리 시세를 조사하고 입주 2~3개월 전에 집중적으로 봅니다.
- 집을 보기 전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과 대출금액을 계산합니다.
- 대출 한도보다 매달 갚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 계약 전에 은행에서 대출 가능 여부를 상담합니다.
- 실제 계약할 집으로 대출과 보증이 가능한지 다시 확인합니다.
- 전세는 등기부등본과 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 결혼식 직전에 계약과 이사를 몰아서 하지 않습니다.
- 부부가 원하는 집의 조건을 각각 세 가지씩 적습니다.
- 반드시 필요한 조건과 포기할 조건을 구분합니다.
- 입주 한 달 전부터 이사·가전·인터넷 일정을 정리합니다.
- 입주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챙깁니다.
신혼집은 무조건 일찍 구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결혼식에 맞춰 급하게 구한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가장 좋은 시작 시기는 두 사람이 원하는 입주 날짜와 주거 방법, 대출 준비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도 하나만 정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입주 6개월 전부터 공부하고, 2~3개월 전부터 실제 계약할 집을 찾는다.
집을 계약하는 날보다 중요한 것은 계약하기 전에 준비한 시간입니다.
신혼집은 결혼식 하루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결혼식이 끝난 뒤 두 사람이 매일 살아갈 공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