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후 화해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먼저 사과해야 할지 망설여지죠. 저도 화가 나고, 제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내가 조금 괜찮아지면 제 기분도 풀리는 편이에요. 소중한 사람이 여전히 속상한지, 조금은 편해졌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거든요.
아내가 진정되면 그때 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그러면 아내도 들어주고, 사과를 받는 때도 있어요.
이번 21부에서는 그 과정을 더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앞선 20부, 성격이 다른 부부가 다시 대화하는 방법과 함께 읽으셔도 좋겠습니다.
부부싸움이 커질 때, “항상”이라는 말에 걸렸습니다
저희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아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대화 중 “너는 항상 그래”라는 말이 나오면 저는 그 표현에 걸립니다.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닌데, 왜 그렇게 말할까 싶은 거죠.
그러다 보면 원래 질문에 답하기보다 그 표현을 다시 묻게 됩니다. 아내가 꺼낸 문제는 그대로 남고, 대화는 점점 어긋나요.
제가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처음 문제에 대화 중 생긴 감정까지 더해지는 거예요.
돌아보면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서로 다른 부분에 걸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끝까지 듣기
저는 이런 상황에서 우선 앉아서 아내의 말을 들어보려 합니다. 그렇다고 속으로도 늘 차분한 것은 아니에요.
짜증이 나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말에는 화도 납니다. 당장 제 입장을 설명하고 싶을 때도 있고요.
그래도 중간에 말을 끊기보다는 아내가 이야기를 끝낼 때까지 기다리는 편입니다. 듣는 동안에는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파악하려고 해요.
그 부분을 기억했다가 정정할 내용은 설명합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에는 사과하고요.
먼저 듣는다고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설명을 꺼내기 전에 아내가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들어보려는 거예요.
사과한 뒤에도 반응이 좋지 않을 때가 있어요
제가 설명하거나 사과해도 아내의 반응이 곧바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그 반응이 저도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래도 저는 아내가 조금이라도 풀렸는지 먼저 살피게 됩니다.
‘내게 소중한 사람이 조금은 괜찮아졌구나.’
그런 느낌이 들면 제 기분도 어느새 풀려 있을 때가 있거든요. 꼭 제가 먼저 사과를 받아야만 마음이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제가 너무 져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게는 아내가 진정하면서 저도 차분해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 뒤에 제 마음을 전할 여유도 생기고요.
한 템포 기다리게 된 이모부의 한마디
예전에 이모부께 “인생은 연극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부부생활에도 대입해 보게 됐어요.
함께 살다 보면 의견이 부딪히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때 저는 한 템포를 늦춰보려 합니다.
지금 올라오는 감정을 바로 말하기 전에, 근본부터 떠올리는 거예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요.
제가 말하는 ‘한 템포 연기한다’는 것은 잠시 기다려보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 순간의 감정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려는 거죠.
그러려면 저 자신도 알고, 아내도 알아야 하더라고요. 저는 언제 말이 날카로워지는지 살펴봅니다. 아내가 제 마음을 들을 여유가 생기는 때도 생각해 보고요.
그렇게 때를 찾으면 아내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순간이 있습니다.
화해를 위해 내 마음도 다시 이야기합니다
아내는 사과하면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감정이 올라와 있을 때는 먼저 사과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저는 우선 한발 물러섭니다. 그리고 아내의 감정이 풀린 뒤에 제 마음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요.
그러면 아내도 제 말을 들어주고, 사과하는 때가 있습니다. 아내의 화도 풀리고, 저도 이해받는 셈이죠.
물론 저도 늘 양보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이번만큼은 제 마음을 꼭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도 있어요. 솔직히 제가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럴 때는 열 번 중 한 번은 제 마음도 받아달라는 뜻을 전합니다. 아내도 제가 평소에 먼저 양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받아주더라고요.
양보한 횟수를 정확히 계산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도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는 거예요.
겉으로는 제가 참고만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사이에는 나중에 제 마음을 이야기하고, 아내도 듣는 과정이 있어요.
이 화해 방법이 통하려면, 내 이야기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에게 이 방식이 의미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중에는 제 이야기도 아내가 들어주기 때문이에요.
감정을 미뤄두었다가 다시 꺼낼 기회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한 사람만 계속 참아야 한다면 제 경험과는 다른 상황일 거예요.
또 사과를 주고받았다고 처음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겠죠. 무엇 때문에 다퉜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달리할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항상 그래”라는 말이 왜 마음에 걸렸는지도 이야기할 부분이고요. 서로에게 상처로 남은 표현을 없었던 일로 넘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시작하는 표현이 고민될 수도 있겠죠. 고트먼 연구소의 ‘부드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에서는 비난을 줄이고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전하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저도 늘 잘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화가 나고 이기고 싶은 마음을 인정하면서, 조금씩 대화할 때를 찾아가는 중이에요.
마무리하며
제가 경험한 부부싸움 후 화해 방법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데서 시작합니다. 화가 난 지점을 파악하고, 설명할 부분과 사과할 부분을 생각해요.
아내가 진정되면 제 감정도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그 순서가 저희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만들어주었어요.
저희 부부에게 화해는 두 사람의 마음을 차례로 듣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다툰 뒤, 언제 내 마음을 전하기가 가장 편한가요?
다음 글에서는 화해한 뒤 같은 문제를 다시 이야기하는 과정을 이어가 보려 합니다.
